1989년 3월,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 올림픽을 중계하던 중 인공위성이 까닭 모르게 고장 나 방송을 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같은 시기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발전소가 정전이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9시간이나 전기 공급이 끊겨 방송과 교통이 마비되고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불편을 겼었습니다. 이 일 때문에 손해본 것을 돈으로 셈하면, 무려 삼천육백억 원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어떤 철새들은 가던 방향을 잃고 거꾸로 날아가기도 했고, 물고기 떼들이 엉뚱한 곳으로 몰려가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태양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태양 전자기파와 흑점
태양은 뜨거운 불덩어리입니다, 그리고 가끔씩 태양 표면에서는 큰 폭발이 일어납니다. 한 번 폭발하면, 지구의 크기보다도 훨씬 큰 불꽃이 생깁니다. 그리고 폭발할 때 태양에서 빠져나온 물질들이 지구를 휩쓸면서 지나갑니다. 이것을 '플레어'라고 합니다. 1989년에 있었던 일들은 이 플레어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플레어는 큰 불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크기가 지구의 몇십 배나 된다고 합니다. 태양은 항상 뜨거운 바람을 사방으로 날려 보내고 있는데 이것을 '태양풍'이라고 합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지만, 태양풍과 플레어 때문에 지구의 전자기파 세계는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태양 표면에는 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흑점'이라고 합니다. 천문학자들은 흑점이 11년 주기로 수가 많아졌다 적어졌다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태양 흑점이 많이 생길 때 지구에서는 피부암 환자가 늘어났고, 거두어들인 곡식의 양도 적어졌습니다. 1700년 무렵, 태양 흑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는 유럽의 기온이 전체적으로 내려갔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태양 속에도 전자기파가 이리저리 얽혀 있습니다. 그리고 전자기파가 많이 몰려 있는 곳에는 태양을 구성하고 있는 기체들이 많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 부분으로는 빛이 잘 나오지 못해서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아집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검게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을 '흑점'이라고 합니다. 흑점은 태양의 전자기파 때문에 생깁니다. 흑점이 많다는 것은 곧 전자기파 에너지가 더욱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흑점이 많을 때 플레어나 태양풍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좋든 싫든 전자기파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들이 전자기파로 작동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플레어 한 방이면 순식간에 멈출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우주 환경 예보'라는 것을 만듭니다.
우주 환경 예보
천문학자들은 '우주 환경 예보'라는 것을 만들어 지구를 둘러싼 우주 환경에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태양을 감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태양 표면의 폭발과 더불어 일어나는 플레어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천문학자들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일기의 변화를 알아내어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전자기파 일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플레어는 짧은 시간에 지나가고, 태양을 마주하고 있지 않은 지구 반대쪽에서는 영향을 좀 덜 받습니다. 그래서 플레어가 곧 생긴다거나 태양풍이 더욱 세질 것이라는 우주 환경 예보가 내리면, 인공위성은 잠시 하던 일을 중단하든가 태양이 반대쪽으로 가 있으면 고장이 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는 태양풍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주 환경 예보는 지구에서보다 달이나 화성같이 대기가 거의 없는 곳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우주인들이 달에서 생활을 하게 되면, 태양풍이나 플레어를 예보해 주는 일이 아주 중요한 일이 됩니다. 우주인들의 목숨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곳에서는 일기 예보 시간에 우주 환경 예보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주 환경 예보는 자외선 차단 지수를 말해 주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