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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 한강의 문장 너머에서 만나는 사랑과 침묵

by 연등소리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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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더 깊고 조용하게 돌아온 한강 작가의 신작,『빛과 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빛과 실』은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의 아홉 번째 책으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을 비롯해
미발표 시, 산문, 일기까지 총 12편의 글이 담긴 에세이집이에요.

빛과 실

1. 책 속에서 흐르는 두 개의 선: 빛과 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질문은 우리가 한강 작가의 소설 속에서 자주 마주했던
‘이중적인 세계’의 긴장 그 자체예요.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그런 세계의 모순을 뚫고 나아가
그 밑바닥에 흐르고 있던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로 향합니다.

2. 작가의 공간, 북향 방과 정원

책에는 작가가 *“자신의 온전한 최초의 집”*이라 부른
북향 방과 정원에서의 기록도 담겨 있어요. 그 공간 속에서의 일상은 고요하지만, 그 고요가 오히려 삶의 뿌리를 흔드는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3. 감상 – 삶과 문장의 가장 조용한 고백

『빛과 실』은 말하자면 ‘목소리를 낮춘 자서전’ 같아요.
누구에게 설명하려 하지 않고, 그저 손끝으로 스치듯 삶의 조각들을 놓아주는 느낌이에요.

가장 좋았던 대목은 이 구절이었어요.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이 문장을 읽고 나서, 한강이라는 작가를, 그리고 내 삶의 고요한 부분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어요.

4. 마무리하며

『빛과 실』은 문장이 아니라 숨결처럼 읽히는 책이에요.
빠르게 넘기기보다는, 조용히 한 페이지씩 음미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작가가 세상에 내민 가장 조용하고 단단한 인사 같았습니다.